[뷔민/다각] 에스퍼 썰10
길/에스퍼너 그 노멀이구나.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태형은 자연스레 뒤돌아 봤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아, 뭐... 태형은 떨떠름하게 대답했다. 에스퍼가 이렇게 말 거는 일은 거의 없어서 이럴때마다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곳에서 타인의 호의는 태형에게 거부감만 들 뿐이었다. 그도 태형의 떨떠름함을 느꼈는지 일정 거리 이상 다가오지 않았다. 아, 널 곤란하게 만들려는 건 아니었는데... 남자는 다소 미안한 기색을 비치며 옆머리를 매만졌다. 그가 올린 손에 팔찌가 서너개 있었다. 반지도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끼고 있었다. 태형은 자연스레 그의 손목에서 목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의 목에도 목걸이가 있었다. 엄청 꾸미기 좋아하나 보네. 학생 치고는 꽤나 화려하게 악세서리를 하는구나 싶었다.
노멀 구경 하려고 온 거면 이제 됐지?
자, 잠깐. 너 지민이랑 친구라며.
뭐?
미련 없이 뒤돌아 가려던 태형은 그의 입에서 나온 익숙한 이름에 결국 다시 몸을 돌려야 했다. 그제서야 보였다. 그의 명찰 옆에 달린 엠블럼. 아 그 엠블럼. 태형은 자신도 모르게 내뱉은 말에 그가 고개를 숙였다. 아아 이거, 학생회 임원들이 하는 건데. 그의 말에 태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민이도 그거 있던데, 친하다는 사람이 그 쪽이었나보네. 태형의 말에 호석은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내가 한 살 형이거든.
아. 그래요. 근데 저는 왜? 지금 지민이 없는데.
아니, 너 보러 온거야.
그의 말에 대놓고 언짢다는 표정을 지은 태형을 본 호석이 급하게 손을 저었다. 아니아니 난 다른 뜻이 있는게 아니라 그냥 순수하게 궁금해서 온거야. 그의 말에도 태형의 표정이 풀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굳이 왜 에스퍼가 노멀을?
... 너 에스퍼가 마음에 들지 않는구나.
뭐. 원래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이 학교는 에스퍼를 증오하게 만드네요.
그렇지?
태형은 의아했다. 에스퍼라는 사람이 되게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는게 어쩐지 이상했다. 우물쭈물 하는 것이 뭐라 할 말이 있는 것 같아 태형은 가만히 기다렸다. 저기, 그냥 단순히 궁금해서 그러는 거니까 너무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않아줬으면 해. 태형의 눈이 얍실해졌다. 저렇게 뜸 들이는 것 치고 기분 안 나쁜 말이 없다.
사실 내가...
정호석.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태형은 시선을 살짝 돌려 호석의 뒤를 봤다. 호석도 놀라 고개를 돌렸다. 아 또 뭐야. 태형은 이제 여기를 빠져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복도 한가운데 잡혀서 뭐하는 건지.
남자는 굳은 표정으로 앞머리를 쓸어올렸다. 너 멋대로 돌아다니지 말라고 했지. 남자의 목소리가 낮게 깔렸다. 태형은 시선을 피하며 딴청 부렸다. 괜히 눈 마주쳤다가 이상한 일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 호석은 그의 말에 대꾸 않고 태형을 바라봤다. 미안해, 다음에 다시 만나자. 거의 일방적으로 말을 끝내고 태형의 뒤로 지나쳐 가는 호석에, 남자는 급한 걸음으로 뒤를 따랐다. 태형을 지나치면서 살짝 고개 숙여 인사 하는 그에, 태형은 자신도 모르게 같이 고개 숙여 인사했다. 정호석! 남자가 다소 크게 그를 불렀다. 태형은 멀어지는 그들을 멍하니 보다가 헛웃음을 뱉었다. 뭐야, 진짜.
정호석.
결국 손목이 잡혀 몸이 돌려졌다. 바로 앞에 보이는 남준의 얼굴이 오늘따라 왜이렇게 미운지 모르겠다. 호석은 다른 한 팔로 남준을 세게 밀쳐냈다. 남준은 순순히 밀려났다. 하. 호석이 작게 한숨을 쉬었다.
정호석 너 혼자 다니면 위험하다고 했지.
내가 애야? 혼자 못다니게.
그러다 무슨 일 생기면 어쩌려고.
걱정하는게 나야, 내 능력이야.
......
걱정하는게 나라면 내 스스로 길을 찾고 있으니까 제발 앞을 막지마.
그 길이 말도 안되는 길이니까 그러는 거 아니야 지금!
왜 말이 안돼? 내가 얼마나 절박한지 넌 하나도 몰라서 그런 말 하는거야. 말도 안되는 길이라도 감수하고서라도 가고 싶다고.
능력을 살릴 수 있는 다른 좋은 방법도 많을거야.
아니. 내 스스로 능력을 쓸 수 없다면 차라리 없는게 나아.
말이 계속 돌고 돈다. 도저히 끝이 보이지 않는 뫼비우스 띠 같은 반복에 남준은 지친듯한 한숨을 내쉬며 앞머리를 쓸어넘겼다. 그의 행동을 보는 호석의 마음도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네가 나를 볼때마다 그런 표정을 짓는데 내가 어떻게 보고만 있어. 호석의 작고 살짝 떨리는 음성이 남준의 귀를 스쳤다. 남준은 호석을 제대로 바라봤다. 그의 눈가가 불긋했다. 울컥한 것을 애써 참고 있는듯 그의 입술이 강단있게 다물어 있었다. 어떻게 해야 내 생각을 온전하게 꺼내어 보여줄 수 있을까. 남준은 제 앞에 있는 호석을 찬찬히 바라보며 머릿속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호석이의 능력이 독심술이었다면 내 마음을 알아주었을까. 마음이 심란하다.
난 너랑 여기서 쭉 같이 사는 걸 바랐어. 아주 어렸을 때부터.
......
내 이기심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호석아. 네가 노멀이 되면 더 이상 여기서 살 수 없잖아. 아니 내 주관이든 뭐든 다 떠나서 애초에 에스퍼로 살던 네가 하루아침에 노멀의 삶을 사는게 쉬운 줄 알아?
내가 지금 사는게 노멀이랑 다를 바가 뭔데.
......
제발 남준아. 나한테는 다신 없을 기회일지도 몰라.
절박한 표정과 절박한 목소리로 제 손까지 잡아오며 매달리듯 애원하는 호석에, 남준은 결국 입술을 꾹 깨물고 말았다. 혼란스럽다. 어떻게 해야하지. 간신히 정리해놓은 것들을 누군가의 휘둘림 한번에 다 흐트러지고 사라진 느낌이다. 난 어떻게 해야하지. 여러 모순된 감정들이 마구 섞여 어느 것이 옳은 것인지, 아니 어느것이 제 진짜 본심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남준은 호석의 손을 단호히 뿌리쳤다. 그의 힘에 방심하고 있던 호석이 살짝 휘청였다. 당황한듯 눈이 동그래져 자신을 올려다 보는 그 표정에 남준은 애써 감정을 숨기며 단호한 표정으로 호석을 내려봤다.
그 일 관련해서 난 절대 널 도와줄 일 없을거다.
호석은 그 날 처음으로 냉정하기 짝이 없는 남준의 모습을 봤다. 한치의 망설임 없이 뒤돌아 가버리는 그의 뒷모습만 멍하니 바라보면서 처음에는 충격감, 뒤에는 배신감과 실망감 등의 감정들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감당하기 힘든 감정의 무게에 호석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풀썩 주저앉아버리기까지 했다. 호석은 깨달았다. 자신은 여태까지 남준의 뒷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갑자기 울컥 눈물이 차올랐다. 배신감, 실망감이 다 빠지고 난 후 남아있는 이 감정은 무엇인지 알 수 없이 그저 먹먹하기만 할 뿐이었다.
***
어딘가 모르게 들뜬듯한 학교 분위기에 태형은 고개를 갸웃했다. 어, 태형아! 저 멀리서 자신을 보고 뛰어오는 지민을 본 태형은 손만 들어 인사했다. 오늘 뭔 날이야? 태형의 물음에 지민이 씨익 웃었다. 내가 그 때 말한 날, 오늘 전체적으로 능력 시험 있는 날이거든. 아아. 태형은 그제야 생각나 고개를 끄덕였다.
시험은 하루종일 실시된다고 한다. 운동장에서 실시되고 같은 계열, 같은 평균등급끼리 두명씩 시험을 본다고 했다. 공개적이기 때문에 관전해도 괜찮고, 다른 곳에서 연습을 해도 괜찮았다. 뭐 난 오늘 할 일이 없겠네. 태형은 제 자리에 앉아서 멍하니 교실을 둘러봤다. 교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마 다들 운동장이든 어디든 나간 듯 했다. 에스퍼들의 능력 자랑 따위, 솔직히 관심 없다. 태형은 그대로 책상 위에 엎드렸다. 지민이도 연습 갔고. 자신을 찾을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다.
라고 생각했는데. 태형은 문득 든 생각에 고개를 팍 들었다. 지민은 분명 전교생이 공개적인 곳에서 능력을 드러낸다고 했다. 그 말은 즉슨, 그 어떤 껄끄러운 능력이어도 어차피 시험은 받아야 하니 능력을 쓴다는 말이 아닌가. 태형은 에스퍼들의 능력 자랑 따위 관심이 없지만 능력이 궁금한 애는 있었다. 지민을 찾아야 했다. 이 많은 전교생 중에 그 애가 언제 할 줄 알고 바보같이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다. 지민에게 물어봐서 그 애가 몇시쯤에 하는지 알아야 했다. 어차피 계열 순대로, 평균등급대로 순서를 정한다면, 지민 정도면 충분히 그의 순서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태형은 바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교실을 달려나갔다.
태형은 망설임 없이 뒷정원으로 갔다. 지민은 그 뒷정원을 꽤나 좋아했다. 역시나 지민은 정원에 있었다. 지민아! 태형의 불음에 지민은 살짝 놀라며 태형을 바라봤다. 뭐야, 내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 지민의 물음에 그저 웃어보이기만 했다.
지민아 너 언제 시험이야?
나? 나는 아직 한참 멀었어. 왜?
네가 특수계열에 A였나? 이거 순서 어떻게 돼?
F부터 공격계, 수비계, 물리계, 심리계, 특수계, 자연계 순으로 S까지인데.
그래?
태형은 왠지 대놓고 정국의 능력은 어느 계열이냐 물어볼 수 없었다. 지민은 정국의 능력을 본인이 말하기 꺼려했다. 그렇다면 계열 또한 말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저번에 자신이 본 문자 내용이 정말 정국의 능력과 관련 있는 것이라면 대충 어느 계열인지 예상이 갔다. 아마 특수계이지 않을까...아니, 공격계인가? 심리계?
아 맞아 태형아. 너도 시험 쳐야해.
어...어? 내가? 내가 왜?
너 그때 받은 종이. 시험 시간 적혀 있었잖아. 그 시간에 맞춰서 운동장 가면 되는데.
아니 난 보여줄게 없는데?
나도 잘 모르겠어. 선생님이 나한테 따로 말씀하신거라...
지민 역시 그렇게만 전해 들은터라 태형에게 해줄 말이 없었다. 태형은 생각지도 못한 말에 사고회로가 정지되는 기분이었다. 이게 무슨 청천벽력이지. 당황스러움에 말도 제대로 안나왔다. 꽤나 충격 받은 듯한 태형의 표정에 지민이 다 미안할 정도였다.
아니 난 할게 없어!
그걸 나한테 말해도...
태형의 말에 지민은 머리만 긁적였다. 와씨 미치겠네. 태형은 머리를 쓸어올렸다. 이 학교는 도대체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제멋대로 노멀을 이 학교에 입학 시켜놓고 난데없이 능력시험을 치라니. 원래 여기는 이렇게 막무가내인가. 태형은 문득 든 생각에 덥썩 지민의 양 손을 감싸듯 잡았다. 지민아! 어쩐지 절박한 태형의 표정에 지민은 두 눈까지 동그래져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왜, 왜?
나 좀 도와주라!
...어떻게?
그때 그 일. 나한테 능력이 안통한다고 했던 그 날.
...아.
일단 그거로라도 시험을 쳐야 할 것 같은데 나 좀 도와주라!
아, 아니 그렇게 말해도 나는 너 못도와줘.
...왜?
내 능력은 네 앞에서 아무 쓸모가 없어. 난 에스퍼한테나 쓸 수 있는 능력이라서.
아. 태형은 머리를 쥐어뜯었다. 아니면 너랑 친한 사람들이라도! 제발 이렇게 부탁할게! 그 때 그 남자도 괜찮아! 태형의 말에 지민은 사색이 되어 손을 마구 저었다. 그 형은 진짜 안돼 너 진짜 죽고 싶어서 그러냐? 학생회실에서는 그 날 이후로 윤기 앞에서 그 날과 관련된 말들은 일체 금기어가 되었다. 이를테면 노멀이라던지, 노멀이라던가, 노멀 같은 거. 그딴 노멀새끼랑 같은 반이라고 온갖 지랄지랄을 떨었던 그 날이 생각나 지민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지민의 머릿속에서는 태형의 부탁을 들어줄만한 사람은 딱 한명 밖에 없었다. 일단 그 형 찾으러 가자, 시간은 많이 남았으니까.
뭐? 그래서 내가 얘 도와주라고?
남준의 표정이 말도 못하게 썩어 있었다. 지민은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그래도 형... 한번만 부탁해요... 지민의 간곡한 부탁에 남준은 태형을 바라봤다. 자신이 왜 노멀을 도와주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친한 동생의 하나 밖에 없는 친구다. 하아. 절로 한숨이 나왔다. 제 뒤에 있는 호석은 눈이 아주 그냥 반짝반짝 했다. 노멀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중이시다. 최대한 호석이와 안마주치게 하고 싶었는데.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정확히 내가 어떻게 도와주면 되는데.
그냥 그쪽이 저한테 능력을 써주시면 돼요.
김남준.
예, 김남준.
싸가지가... 남준은 순간 욱해서 몸이 먼저 나갈 뻔 한 것을 꾹 눌러참았다. 마음을 가다듬고 태형을 찬찬히 보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탐색 같은 거였다. 그 날, 윤기 형이 혹시나 쓸 능력을 피하기 위해 직접 잡으면서 능력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이 아이는 통하지 않았다. 남준에게는 퍽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물론, 윤기가 받았을 충격에 비하면 새 발의 피도 안됐겠지만.남준은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에게 능력을 사용하는 것이란 숨쉬듯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성인을 훨씬 뛰어 넘는 컨트롤 실력이다. 능력을 사용하는 것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자신 있었다. 알 수 없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서로 마주보고 있는 태형과 남준도, 태형의 옆에서 숨죽이고 보고 있는 지민도, 남준의 뒷편에 있는 벤치에 앉아 있는 호석도,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너 솔직히 말해 이 새끼야.
아무 생각 없이 남준을 보고 있던 태형은 갑자기 멱살이 잡혀 두세걸음 뒤로 밀려났다. 갑자기 턱 막혀오는 숨에 태형은 켁켁대며 남준의 손을 잡았다. 힘이 어찌나 센지 떼어내려 해도 태형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형 지금 뭐하는 거예요! 지민도 놀라며 후다닥 다가와 남준의 팔뚝을 잡고 둘을 떼어내려 했다. 남준아! 벤치에 앉아있던 호석이 스프링에 튕겨 나오듯 달려나와 남준의 어깨를 잡아 당겼다. 너 왜그래! 호석의 목소리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네가 노멀이라고? 네가 어떻게 노멀일 수가 있어!
얘 왜이래!
거의 윽박을 지르듯 말하는 남준에, 호석은 거의 그의 허리를 끌어안다시피 감아 당겼다. 형 진짜 왜이래요! 지민이 태형의 앞을 막아섰다. 태형은 그의 뒤에서 허리를 숙인채 숨을 몰아쉬며 힐끗 남준을 보았다. 그는 분노하고 있었다. 분노의 이유는, 자신 때문인 걸 알지만 왜인지는 몰랐다.
너 에스퍼잖아. 남준의 말에 지민과 호석이 놀라서 태형을 돌아봤다. 태형도 놀라 두 눈이 튀어나올듯 커졌다. 무, 무슨 소리야. 자신도 모르게 말까지 더듬었다.
너 여기까지 와서 사람 속이면 진짜 죽인다.
내가 왜 이런걸 속이겠어! 나라고 마음이 편한 줄 알아? 나도 내가 왜 여기 왔는지 모르겠고 이런 개무시 당하면서까지 여기 있고 싶은 생각도 없었어!
허. 남준은 태형의 말에 코웃음쳤다. 무슨 소리야 김남준. 호석이 나서서 남준에게 물었다. 남준은 태형에게 시선을 고정한채 말하기 시작했다. 내가 그렇게나 능력을 썼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서 있잖아, 애초에 노멀이 이 학교를 왔다는 것부터가 말이 안됐어. 그의 말에 태형은 작게 한숨이 나왔다. 말도 안된다. 자신은 절대 에스퍼가 아니다. 에스퍼가 될 수 없었다.
나 노멀 엄마, 아빠 밑에서 자라서 지금까지 노멀 구역에서 자랐어. 그 지역은 에스퍼에 에자도 없는 곳이고, 나 역시 태어나면서 지금까지 에스퍼에 에만큼의 능력도 써본 적 없어. 그딴 거 없으니까.
형 일단 진정해요.
지민의 말에 호석도 남준의 등을 쓸어내리기 시작했다. 그래 남준아 너 너무 흥분했어. 남준은 손을 이마에 손을 갖다대고 심호흡을 했다. 인정할 수 없었다. 고작 노멀한테 능력이 통하지 않는다는 그 사실을 납득할 수 없었다. 씩씩대는 남준을 유심히 보던 지민이 입을 열었다.
혹시 형 오늘 컨디션이 안좋, 미안해요 미안해요! 잘못했어요!!!
한번만 더 헛소리 하면 날려버린다.
미안해요!
지민의 절박한 외침에 남준은 천천히 지민을 내려주었다. 두 다리가 천천히 땅에 닿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려 풀썩 주저앉은 지민은 쿵쾅대는 심장을 부여잡았다. 하 진짜 심장 놀래라... 태형은 지민에게 다가가 그를 부축해주었다. 야 왜 애한테 화풀이야. 호석이 남준의 어깨를 찰싹 때렸다. 태형은 멍하니 남준을 바라봤다. 저 사람 염력이야? 태형의 물음에 지민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남준이 형의 능력 사용력은 거의 나라 최고 수준일걸. 컨트롤은 아무도 따라올 수 없고 응용력도 장난 아니니까. 자신의 능력을 거의 200%까지 사용할 수 있다더라.
대단한거야?
엄청.
그래서 자존심 상했을지도 모른다고. 지민은 구태여 덧붙여 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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